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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에 시작했던 실습이 어느덧 마지막 날을 맞이하며 시원한 가을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시작과 끝의 다른 날씨만큼 시작할 때의 긴장한 마음과 종료하면서 시원섭섭한 마음이 마치 날씨와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여성 인권과 여성폭력 상담에 관심이 있어 사회복지를 공부하기 시작한 만큼, 가까운 거리나 상대적으로 구하기 쉬운 실습처보다는 성폭력/가정폭력 상담소만을 알아보았고 매우 운 좋게 씨알여성회 부설 성폭력상담소에서 실습할 수 있었습니다.
한여름을 비낀 날씨 덕분인지 성매매 추방주간 지역 캠페인, 광주시 양성평등 행사, 수원 인권 페스타 등의 외부 행사에도 여러 차례 참여할 수 있었고, 경기남부폭력예방교육지원기관이 함께 있어 ‘찾아가는 폭력예방교육 사업’에 대한 업무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가르쳐도 업무 결과로 되돌아오기 힘든 실습생의 특성상 귀찮아하거나 업무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법한 일만 지시했어도 감수해야 했을 텐데 감사하게도 여러 차례 내부 회의나 MOU 체결 같은 중요한 자리에도 참석시켜 주셔서 업무의 순서나 범위를 이해하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실습생의 상담에 대한 관심을 실습지도자와 소장님이 배려해 주셔서 성폭력 재판 방청이나 변호사 접견, 사례 회의 등에 참여하여 머릿속에서만 흐릿하게 그려지는 피해/가해의 수준이 아니라 실제 사건에 대해 상담소가 어떻게 지원하고 처리하는지 익힐 수 있었습니다. 상담이라 하면, 막연히 피해 상담을 하고 내담자를 다독이는 행위만을 반복하는 상담소를 떠올리기 쉽지만, 한 명의 내담자를 둘러싼 각 기관과의 연계, 경찰서와의 소통, 의료 지원, 법률 지원 체계 등이 굉장히 입체적으로 체험되는 실습이었습니다.
성폭력이 벌어지기 전 폭력 예방 교육을 지역 내에서 다양하게 발굴하고 시행하는 것을 알게 된 것 또한 큰 수확이라 하겠습니다. 실습 기간 중 텔레그램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뉴스로 몹시 시끄러웠던 시기였는데, 많은 행사나 캠페인에서 직접 만난 지역 주민들의 인식이나 이해도가 생각보다 낮은 편이어서 놀라기도 했습니다. 상담소에서 일반인, 학생, 학부모 대상으로 다양하게 교육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성폭력 예방이나 성 고정관념 인식 개선 등에 매우 중요한 일을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루 이틀에 끝나는 실습이 아니기에 길다면 길다고 할 수도 있지만, 구성원 모두 친절하게 대우해 주시고 업무 알려주셔서 편안한 마음으로 실습하고 모르는 것도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언제나 폭력 상담소는 그 존재가 사라지는 것, 폭력이 없고 성 평등한 세상이 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지만, 그런 세상이 오기 전까지는 제2, 제3의 씨알여성회 성폭력 상담소 같은 곳이 지역의 보석 같은 기관이라고 생각하며 짧은 소감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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