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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론보다 생생한 현장실습 - 사회복지실습후기 최윤행

작성자
상담소
작성일
2022.04.18
첨부파일0
추천수
2
조회수
303
내용

이론보다 생생한 현장실습

 

실습생 최윤행

 

오랜 고민 끝에 사회복지사 공부를 시작했다. 적은 나이가 아니라는 부담도 있었지만 내가 자격증을 통해서 마치 이 분야에서 새로운 밥벌이를 찾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게 다소 구차한 마음마저 들었다. 물론 사회복지도 직업의 한 영역이고 직업으로서도 충분히 매력이 있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왠지 내가 바라보던 사회복지는 직업으로서가 아니라 자신을 헌신하고 사회의 약자와 어려운 사람을 살피는 지극히 선의로운 사람들의 영역 같은, 그래서 내가 사사로운 감정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는 외경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감히 내 능력으론 엄두를 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늘 용기를 앞서왔다.

그런 내가 사회복지 근처를 배회하면서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내가 할 수 있는, 또는 내가 하고 싶은, 나아가 함께 하고 싶은 일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제대로 정확히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이르렀고 그렇게 하는 것이 올바로 실천하는 길이라는 생각에 공부는 시작되었다.

 

지난 학기동안 여러 과목을 듣고 여러번 시험을 치르면서 교과서에 나오는 사회복지는 머릿속에 어느 정도 그림이 그려지듯이 보였지만 현장에서의 사회복지는 어떨까 하는 기대감을 안고 씨ᄋᆞᆯ여성회에 발을 디뎠다.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그 일들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그 과정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고충은 무엇이며 보람은 또 무엇일까...

유복연 소장님의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기관의 소개와 목적등을 들을 때 약간의 걱정과 설레임의 기억이 뚜렷하다. 자리 배치 후 성폭력상담소의 부서와 기능등을 이해하고 작은 역할들을 부여받고 수행하면서 작지만 무거운 책임감속에 실습의 여정은 시작되었다.

 

성폭력상담소는 수많은 상담과 이후 진행과정속에서 피해자 중심의 사고와 지역 사회 내에 동원 가능한 자원을 연계하고 관리하는 등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분야였다. 상담내용들은 얼핏 보기에도 어렵고 힘들고 안타까운 사연이 많았고 현실에서 여성이 얼마나 사회적 약자로서 고통 받고, 우리 사회가 가부장제 사회로서 개선해야 할 점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게 되었다. 이런 현실을 마주하고 바꿔나가려는 실무자들의 노력은 치열하고 힘겨워 보이기도 했다. 이런 현실에 더해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실천하려는 차기 정부는 여성에게 큰 좌절과 실망감을 넘어 분노를 일으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나는 실습 기간 중 사건 관련 재판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나 비공개로 전환되어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사건관련 내용을 접하면서 상상할 수 없는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하고 함께 피켓팅을 통해 여성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건 좋은 경험이 되었으며, 피해사례에 대한 회의를 통해 심도 있게 대안을 마련하는 모습에서는 사례의 복잡성과 다양성, 그리고 이를 대하는 실무자들의 고충과 경험에서 우러나는 현명한 대처를 엿볼 수 있었다. 이 많은 사례와 사건을 접하고 정리하고 대처하는 유복연 소장님, 송필옥 팀장님, 최혜림 상담사님, 정병주 상담사님 모두 피해자를 사랑하고 진심으로 아끼는 마음이 느껴진 건 단지 업무적인 면에서만이 아니라 진정성을 갖고 대하는 사회복지사의 모습을 봤기 때문일 것이다.

 

또하나의 대표적인 사업 중 하나인 폭력예방교육사업은 위탁을 받아 진행하면서 1년내내 수많은 강의를 수행한다. 이 사업은 폭력이 발생한 후에 상담과 치료 치유 못지 않게 교육을 통한 예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해준 사업이었다. 많은 학교와 기관을 대상으로 사전에 성에 관한 의식의 전환을 위해 전문강사와의 연계를 통해 수준 높은 강의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여러 단계로 진행되는 사업속에서 관련 서류의 정리와 체계적 관리의 중요함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직접 보게 된 교육의 모습은 대상자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으로 이해를 높이고 우리가 알고 있던 잘못된 상식을 바로 잡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교육대상을 모집하고 연결시키고 진행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데 이재옥 선생님과 김정희선생님은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그때 그때의 변화에 대처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으며 수많은 서류를 정리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현장에선 실로 기본중에 기본이면서도 중요한 부분이며 오랜 실무경험에서 우러나는 사소해보이지만 중요한 노하우도 많이 얻어가는 성과도 있었다. 또한 짧은 시간이지만 열악한 상담소의 상황에서 사무국 일을 묵묵히 수행하시는 임영민 선생님도 든든한 버팀목이시라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사회복지 현장은 내가 학교에서 배우던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그것은 결코 학교에서 글자로 배울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것과 생각보다 치열하고 복잡하고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몸으로 깨칠 수 있는 경험이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럼에도 모두 유쾌하고 즐겁게 그리고 보람되게 일하는 모습은 사회복지가 단순히 돈벌이나 복지라는 영역을 넘어서 어떻게 사회복지를 대하고 임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를 알게 해주었고 힘든 이 일을 계속하고 더 열심히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내가 사회복지를 공부하게 된 동기는 단순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더 잘하고 싶어서이지만 추후 어떤 일을 하더라도 이번 실습에서 느꼈던 사회복지에 대한 경험은 어려운 시민과 약자를 대하는 자세를 바로 잡게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마지막으로 실습 내내 불편함을 감수하고 오히려 나를 더 편안하게 이끌어 주시고 많은 것을 알려주시려 애써 주신 씨ᄋᆞᆯ여성회의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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